AMD의 ATI 인수, 그 배경과 영향
왜 AMD는 일부러 수십억 달러를 투자해 고생스러운 그래픽 칩 업계에 뛰어들려고 하는 것일까? 그것은, 무어의 법칙의 진화가 멈추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54억 달러를 투자하는 ATI 테크놀로지의 인수를 AMD의 주주들이 승인하게 되면, AMD는 세계 최대의 그래픽 전용 칩및 통합 칩셋 메이커가 된다. 또, 이에 의해 AMD는 인텔의 제품 계획을 빠르게 입수할 수 있게 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이번 인수에서 중요한 것은, AMD가 그래픽과 통신 양쪽 모두의 기능을 통합한 프로세서를 고안하는 데 필요한 노하우를얻을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이른바 SoC(system-on-a-chip)는 휴대 단말기나 로엔드 PC에 필요한 모든 기능을제공한다. 또한 AMD는, 인텔이 이미 만들고 있는, 디지털TV용 그래픽과 비디오 칩을 통합한 칩셋도 제조할 수 있게 된다.



지난 7월 24일에 ATI 인수를 발표한 AMD는, 그래픽 기능을 통합한 프로세서와 칩셋을 2008년쯤 출시하겠다고 말했다. AMD는 이미 프로세서와 메모리를 연결한 메모리 컨트롤러를 내장한 프로세서를 제조하고 있다.



머큐리 리서치의 주임 애널리스트인 딘 맥캐런은 "AMD가 원하는 통합 능력을 ATI가 제공할 것이다. 이 합병에 불리한 면도 많고, 단기간의 합병 효과는 적을 것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많은 장점들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AMD의 CEO인 헥터 루이즈는 "지금부터는 비주얼 컴퓨팅의 시대다"고 설파했다.



그래픽 기능의 통합은 '대세'

칩 업계의 변화 속도를 생각하면 그래픽 기능의 통합은 피할 수 없다고 애널리스트들은 전망하고 있다. 무어의 법칙에서는 칩상에 집적되는 트랜지스터의 수는 2년마다 배가한다고 예측하고 있다.



대개 설계자들은 "새롭게 증가한 만큼의" 트랜지스터를 내부 메모리 풀이나 캐시의 증가 혹은 칩의 기존 블록의 성능 강화에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는 기존 칩을 메인 프로세서에 통합한다. 초기의 PC에는 수치 연산 보조처리기라 불리는 것이 탑재됐지만,이것은 몇 년 전에 프로세서로 흡수됐다. 최초의 펜티엄Ⅱ의 512K 캐시는, 프로세서의 근처에 다른 메모리 칩으로 탑재됐고20달러의 비용이 별도로 추가됐다. 한편, 현재의 코어 듀오 칩에는 8배 용량의 캐시가 탑재되지만, 이것은 칩에 집적돼 전체의제조 비용도 내려갔다.



이미 그래픽 기능을 통합한 칩셋도 있지만, 업계에는 그래픽 기능을 통합한 프로세서의 증가를 바라고 있다.



크로스링크 캐피털의 파트너인 데이브 엡스테인은 "그래픽 칩이 프로세서에 통합될 것이라는 말은 이전부터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Raycer Graphics'를 설립해 1999년에 애플컴퓨터에 매각한 바 있다.



그래픽 기능을 통합하는 대상과 수법은 시장에 의해서 정해질 것이라고 엡스테인은 덧붙였다. 칩셋에 그래픽을 통합하면 프로세서 디자인을 간소화할 수 있지만, 제조 업체는 단위 시장에 적합한 칩셋을 제조해야만 한다.



통합 그래픽 칩이 실패한 이유

통합된 부품은 단일 칩보다 성능이 뒤떨어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그 차이는 몇 년 지나면 거의 없어진다. 인텔은 1998년, 단일 그래픽 칩 판매를 결정해 그래픽 칩 기업들을 뒤흔들었던 적이 있다.



인텔의 그래픽 칩 판매는 비참한 결과로 끝났고 2007년에 이 사업을 철수했다. 그러나 인텔은 그래픽 칩을 통합한 칩셋을 계속만들었다. 그리고 몇 분기 후, 인텔은 세계 최대의 그래픽 칩셋 벤더가 되어, 지금도 그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



과거에 사이릭스는 컨트롤러와 그래픽 기능을 통합한 '미디어GX'를 제조했다. 인텔도 1999년에 그래픽 기능과 메모리 컨트롤러를 통합한 '팀나'를 설계했지만, 이것은 발표되지 않았다.



어떤 제품도 성공하지 않았지만, 통합이라는 아이디어 자체가 원인은 아니었다. 내셔널에 인수된 사이릭스는 고객에 기반한 디자인이 아니었고, 프로세서의 성능도 뒤떨어졌다.



팀나가 실패한 것은, 통합 메모리 컨트롤러가 램버스의 설계에 기반한 메모리와 연결돼 있었기 때문이었다. 메모리는 PC 메모리의 표준이 됐지만, 제조나 고가격 등의 각종 문제는 해결하지 못했다.



AMD, ATI 인수 효과와 전망

"아이러니하게도, AMD의 제품은 팀나와 매우 닮았다"고 맥캐런은 말했다.



어쨌든 AMD는 그래픽 칩 제조 업체가 될 것이다. 몇 년 전부터, 그래픽 칩은 업계에서 가장 이익을 내기 어려운 시장이 됐다.맥캐런에 의하면, 칩 제조 업체들은 거의 6개월마다 완전히 새로운 세대의 제품을 준비해야 하는데, 이것은 프로세서 제조업체들보다 더 빠른 속도다.



한층 더 나쁜 것은 그래픽 칩은 다른 부품보다 판매가가 훨씬 낮다는 점이다.



1990년대 후반, 40개가 넘는 그래픽 칩 제조 업체들이 있었다. 하지만, 그 대부분은 적자에 허덕이다가 도산하거나 합병되고, ATI와 엔비디아만이 남았다.



두 회사는 특징이 뚜렷하다. ATI는, PC 업체들이 채용하기 쉽도록 비교적 저렴한 가격의 칩을 적절한 시기에 공급했다. 한편 엔비디아는 게이머들에게 인기가 있었다.



ATI와 엔비디아는 계속 성장해 대체로 이익을 얻었지만, 경쟁의 어려움은 지금도 변하지 않았다. 선두였던 ATI는 몇 번이나제품 출시가 지연돼 엔비디아에게 그 자리를 내줘야 했다. 엔비디아는 MS의 X박스에 탑재하기로 계약을 체결했지만, 갑자기 6개월계약로 바뀌면서 ATI에게 다시 선두를 빼앗겼다.



2005년에 두 회사의 순익 상황은 여전히 좋지 않았다. ATI는 22억 달러 상당의 칩을 판매했으나 재고의 상각 등이 있어1700만 달러의 이익만을 계상할 수 있었다. ATI 칩의 상당수는 인텔 기반의 컴퓨터에 탑재돼 왔기 때문에, 이 부문은 축소될가능성이 있다. ATI의 최근의 4분기 결산 결과는, 칩 매출액이 6억 5200만 달러, 이익이 3100만 달러였다.



이번 인수로 인한 부수적인 효과로, AMD는 인텔의 제품 계획을 빠르게 입수할 가능성이 있다. ATI가 인텔 호환 칩셋을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칩셋을 제조하려면 프로세서 디자인 같은 각종 설명을 들어야 한다. ATI와 AMD의 합병 회사를 이러한미팅에 참석시키지 않으면 AMD의 변호사가 독점금지법 위반을 주장할 수도 있다.



반면, 라이선스 계약이 매우 복잡해진다. 대부분 지적 재산의 라이선스는 기본적으로 새로운 소유자에게는 제공되지 않는다는 조항이규정돼 있다. AMD는 이미 인텔과의 사이에 복잡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이것은 곧 갱신되지만, 인텔과 ATI의계약에 있는 무효화 조항을 모두 무효로 하는 조항이 규정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 향후 전개가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다.



인텔의 홍보 담당인 척 뮬로이는 "우리는 모든 부분을 조사하고 있다. 제안받은 거래 조건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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